6.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How to Enjoy like Epicurus

이 책을 안 읽은 지 좀 오래되었다. 마지막으로 읽은 지난 챕터가 벌써 거의 1년이 되었더라고요..
그동안 다른 책들을 읽느라 잊혀졌었는데, 오랜만에 철학으로 돌아왔다 ㅎㅎ
에피쿠로스는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였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창시자이며, 쾌락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가진 철학자였다.
에피쿠로스는 35세에 아테네에 케포스(Kepos)라고 하는 정원을 마련했다. 철학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일종의 학교였다. 당시 다른 학파에서는 오로지 남성만을 받아들였지만, 그는 여성과 노예까지 모두 받아들였다. 또한 그는 쾌락을 옹호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른 학파들로부터 많은 의심을 사들였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은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고 생각했다.
1) 해롭지 않은 것 → 신과 죽음
신은 우리 인간의 삶에 크게 관심이 없고, 죽음도 어차피 경험해야 할 것이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2) 필요하지 않은 것 → 불필요한 욕망
이것은 뒤에서 말할 텅 빈 욕망이라는 개념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그냥 즐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쾌락이라는 것을 옹호한다.
그는 쾌락을 최고의 것으로 여겼다. 어린아이가 사탕이 달콤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아는 것처럼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보통 쾌락이라고 하면, 조금 은밀한 느낌도 들고 수치심도 든다. 또한 긍정적인 차원의 쾌락이 떠오른다.
에피쿠로스가 규정한 쾌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에피쿠로스는 결핍과 부재의 측면에서 쾌락을 규정했다. 그리스인들은 이러한 상태를 아타락시아 ataraxia라고 불렀다. 말 그대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를 만족으로 이끄는 것은 어떤 것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불안의 부재다.
어떤 것을 소유하는 것이 쾌락이 아니라, 부정적인 것이 없는 것이 쾌락이라고 한다.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찬양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필요하지 않은 쾌락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우선, 쾌락을 3개로 분류했다.
1. 자연스럽고 반드시 필요한 욕망
ex) 사막을 걷다가 물 한잔
2. 자연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은 욕망
ex) 사막을 걷다가 물 한잔 + 와인 한잔
3. 자연스럽지도,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텅 빈 욕망)
ex) 사막을 걷다가 물 한잔 + 와인 한잔 + 비싼 샴페인 한 병
3번째 쾌락을 텅 빈 욕망이라고 불렀다. 이것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낳는다고 보았다.
나에게 불필요한 욕망을 필요한 욕망으로 착각하게 되고, 나중에는 비싼 샴페인이 없으면 나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럼 이미 텅 빈 욕망을 경험해 버렸으면 어떡하나?
에피쿠로스는 그건 자연스럽게 치유될 거라고 한다.
자연은 반드시 필요한 욕망은 채우기 쉽게, 불필요한 욕망은 채우기 어렵게 만들어놓았다. 사과는 나무에서 열리고, 테슬라 자동차는 나무에서 열리지 않는다. 욕망은 우리를 최고선으로 이끌고 텅 빈 욕망에서 멀어지게 하는 자연의 GPS다.
고급 요리, 좋은 침대, 다양한 전자 기기등 수많은 욕망들이 있다. 만약 에피쿠로스였다면 이 모든 것을 다 텅 빈 욕망 또는 가짜 쾌락이라고 했을 것이다. 이것들은 다 미끼이고, 우리는 이 미끼를 물려고 한다. 만약 미끼를 물지 못했다면 본인을 탓하고 재도전한다. 에피쿠로스는 더 이상 그 행동을 멈추라고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길 줄 아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쾌락은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지점이 있고, 다양한 쾌락이 있을 뿐 더 많은 쾌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즐겨야 하는데??
무언가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충분히 좋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정을 느끼는 것. 이런 것들이 삶에서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해 준다.
자기 앞에 나타난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할 줄 아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쾌락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고, 또 다른 쾌락을 찾기 마련이다.
이러한 철학은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무척 즐거웠다. 정원의 벽 뒤에 편안하게 자리 잡은 에피쿠로스의 추종자들은 간소한 삶을 살았지만 간간이 호사스러운 잔치를 즐기기도 했다. 이들은 사치란 간간이 누릴 때 가장 즐겁다는 것을 잘 알았고, 자기 앞에 떨어지는 좋은 것들을 종류에 상관없이 전부 환영했다. 에피쿠로스 철학은 수용의 철학이자, 수용의 가까운 친척인 감사의 철학이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면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챕터를 읽으면서, 반성도 하고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기보다는, 무조건 최고만을 바라본 경험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보는 건 아니다.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에 와서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2026년 5월 현재는 내 삶에 만족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내 삶을 주도적으로 잘 이끌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끔 흔들리는 순간들이 있다.
내가 갈구하는 삶의 목표가 희미해지고, 모든 것에 지치기도 한다.
흔들릴 때마다 다시 한번 내 주변에 사소한 것부터 차근차근히 인식하고, 감사하고, 즐길 줄 안다면, 그 흔들림 뒤에 나는 더 성장해 있을 것임을 믿는다.
요즘 하프마라톤 대회 및 쉬엄쉬엄 미니 철인3종경기 연습을 하고 있다.
10km가 넘는 거리는 거의 뛰어보지 않아서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이 챕터를 읽고 나서, 러닝을 즐겨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한번 더 뛰어보았다.
그랬더니 주변 자연 풍경에 집중하게 되고, 과거에 무릎 부상으로 뛰지 못했었지만 지금 이렇게 뛰고 있는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즐기는 연습은 예전부터 하고 있기는 했다. 정확히는,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눈 앞에 보이는 것들과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걱정이 사라지고 즐거워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내가 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달라진 점이 바로 이러한 점이다.
현재에 집중 → 걱정 사라짐 → 즐길 줄 알게 됨 → 행복을 주변에 나누고 싶음
사소함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자.
어떤 것을 소유함으로써 쾌락을 얻기보다는, 부정적인 것을 없앰으로써 쾌락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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